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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한국, 미·중 사이 국익 찾아야

 

2014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은 높아진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재삼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다. 중국 지도자가 전통적 혈맹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한 데다, 미국이나 일본이 보인 높은 관심은 한국의 선택이 동아시아 미·중 경쟁 구도에서 얼마나 결정적인지를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중국이 한국을 얻으면 미국의 태평양 포위망을 돌파하는 셈이며, 미국은 한국을 지킴으로써 베이징에 가장 근접한 군사기지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제적으로 한국의 선택은 미국 또는 중국의 지역 구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이 각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한국을 모셔가려 노력하는 이유다. 일본 중심의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대립하는 중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구상에 한국을 동참시키려는 정성도 같은 이유다.

  

전략적 가치를 극대화해 장기 국익을 챙기는 것은 외교의 몫이다. 한국이 미·중 두 강대국 사이에 샌드위치가 되었다는 시각은 소극적이고 패배주의적이다. 오히려 한국은 두 나라의 전략적 접점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국제질서는 여전히 힘의 대립과 균형이 결정적이지만 대중적 정통성과 여론의 향배가 과거보다 중요하게 됐다. 군사 대국 미국이 소프트파워를 중시하고 스마트파워를 지향하게 된 이유다.

  

변화무쌍한 국제환경과 합종연횡의 동아시아 구도에서 한국 외교에 필요한 것은 원칙과 철학과 방향이다.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지역 질서를 형성하는데 성공한 유럽은 좋은 모델이다.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 또한 일본의 과거 부정과 왜곡은 중국의 군비 확장에 빌미를 제공하고, 더 나아가 군사대국화의 주요 원인이라는 사실을 강조해야 한다.

  

다음은 강대국이 약소국에 양보한다는 원칙이다. 지난달 인구 5억명이 넘는 유럽연합의 집행위원장으로 선출된 장클로드 융커는 인구 50만명의 룩셈부르크 출신이다. 또 유럽연합의 예산은 부국이 많이 부담하고 빈국이 혜택을 입는 구조다. 동아시아에서도 강대국의 횡포를 저지하는 것은 물론, 강대국의 양보만이 지역의 장기적 평화를 보장할 수 있는 길이라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과거사 문제에서 중국과 긴밀하게 협력함으로써 다른 사안에 대한 강대국 중국의 양보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이 유럽의 중심이 된 것은 힘이 아니라 양보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경직된 제로섬 게임의 사고에서 벗어나 윈·윈의 마인드를 가질 필요가 있다. 유럽연합이 중·동유럽의 구공산권 국가들을 받아들인 이유는 단기적으로 비용이 들어 손해를 보더라도 장기적으로 협력과 평화를 통해 모두가 승자가 되는 미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동아시아 윈·윈의 출발점은 미·중관계다. 한국은 양자택일이 아니라 양자합일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 발 빠른 북·일의 관계 개선도 초조해하거나 아니꼽게 볼 이유가 없다. 과거 일각에서 북·중관계의 발전으로 북한이 중국의 식민지가 될 것이라 호들갑을 떨었지만 중국은 결국 한국으로 다가왔다. ·일 협력이 북한의 실질적 개방과 발전을 가져온다면 도쿄에 화환을 보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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