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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외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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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설명

  

장영희 생일

  

  

누군가 마지막으로 시를 읽은 게 언제인지 묻는다면 금방 대답할 수 있는가?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시를 읽지 않는다.

빠르게 전달되는 이야기들 속에서 시는 잘 이해되지 않고 어려운 것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시는 짧은 글 속에 우리의 감정을 가장 잘 녹여낸다.

<생일>에는 사랑의 감정이 녹아들어있다.

시집 <생일>은 장영희 교수가 쓰고 김점선 화가가 그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이다.

글쓴이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 책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영미문학사에서 기라성 같은 시인들의 아름다운 시에 아름다운 그림들을 엮은 책이기 때문이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T.S. 앨리엇, 애드거 앨런 포 등 우리에게 익숙한 시인과 그렇지 않은 시인들이 각각 자신의 감성으로 노래한 사랑의 시들이 담겨있다.

다음은 시집의 제목이며 가장 처음에 실린 생일이란 시다.

 

내 마음은 물가의 가지에 둥지를 튼

한 마리 노래하는 새입니다.

내 마음은 탐스런 열매로 가지가 휘어진

한 그루 사과나무입니다.

내 마음은 무지갯빛 조가비.

고요한 바다에서 춤추는 조가비입니다.

내 마음은 이 모든 것들보다 행복합니다.

이제야 내 삶이 시작되었으니까요.

내게 사랑이 찾아왔으니까요.

  

 

글쓴이는 누군가 불쑥 내미는 화려한 꽃다발 같은 시라고 표현했다.

사랑을 하는 시작한 사람은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다.

표정, 말투, 행동들이 생일을 맞은 사람처럼 행복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시를 읽어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아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글쓴이는 각각의 시마다 자신이 느낀 감정을 전해준다.

잘 이해가 되지 않을 때는 몇 번을 다시 읽기도 하고 해설을 본다.

꽃이나 동물들을 아기자기하게 표현한 그림들은 시의 분위기를 한층 더한다.

 

느리지만 아름답다. 우리가 시를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사회에서 한 박자 느리게 걷는 여유를 지닌 사람은 시를 사랑할 수 있다.

앞만 보며 걷는다면 자신의 주변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 수 없다.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며 살아가라고 부드럽게 일러주는 다음의 시를 싣고 글을 마친다.

  

여유

 

W. H. 데이비스

 

무슨 인생이 그럴까, 근심에 찌들어

가던 길 멈춰 서 바라볼 시간 없다면

양이나 젖소들처럼 나무 아래 서서

쉬엄쉬엄 바라볼 틈 없다면

숲속 지날 때 다람쥐들이 풀숲에

도토리 숨기는 걸 볼 시간 없다면

한낮에도 밤하늘처럼 별이 총총한

시냇물을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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