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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외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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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공지사항

제목 - 설명
  • [조홍식의세계속으로] 미국을 따라잡은 중국의 수명

    • 등록일
      2021-03-02
    • 조회수
      257

中, 경제성장 따라 수명 늘었지만 불평등 심화
아이 안 낳아 급속한 고령사회 진입 경고

 

경제 발전과 함께 중국의 평균 수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중국이 장기적인 경제 부흥의 길에 들어섰던 1980년 미국인과 중국인의 평균 수명 차이는 7년이나 되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장수는 삶의 축복으로 인식된다. 미국인이 중국인보다 평균 7년을 더 살 만큼 미국 사회가 전반적으로 발달해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차이는 20년 뒤인 2000년에 불과 2년으로 줄어들었다. 경제가 급속하게 성장하면서 중국의 생활이 그만큼 윤택해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조사에 따르면 2016년 중국인의 건강 수명이 놀랍게도 미국을 능가하였다. 1인당 경제소득을 측정하는 통계는 여전히 미국이 중국을 크게 앞서지만, 건강하게 오래 사는 기간은 중국인이 미국인을 이미 몇 년 전에 추월했다는 의미다.

 

아직 공식적인 수치가 전부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2020년 중국은 미국의 평균 기대수명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로 인해 사망자가 대거 발생함으로써 미국은 평균 수명이 2019년 78.6세에서 77.5세 정도로 준 데 반해 중국은 77.3세에서 77.6세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발생해 전 세계로 퍼져나간 코로나가 이런 결과를 낳았다는 사실은 분명 아이러니다.

 

중국 공산당은 자국의 ‘사회주의 시장경제’가 미국의 자본주의보다 우수하다고 흥분하여 설명하겠지만 현실이 그렇게 녹록한 것은 아니다. 중국의 노인은 더 오래 살지 몰라도 젊은이들은 더 이상 아이를 낳지 않기 때문이다. 2020년 중국에서 태어난 신생아 수가 1000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중국은 지난 2015년 36년간 지속된 한 아이 정책을 중단하고 둘까지 낳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하지만 정책 변화 첫해인 2016년에만 출생아 수가 1780만명까지 증가한 뒤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을 걷는 중이다. 정책이 변하자 경제적으로 부유한 계층이 곧바로 둘째를 낳았지만 상대적으로 빈곤한 대부분의 청년층은 하나의 아이조차 갖기를 망설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40년 동안 놀랄 만한 경제 발전을 이룩했지만 공산당이 지배하는 사회주의 체제라는 이름이 부끄러울 만큼 사회 불평등은 심화되었다. 특히 대도시 주택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아이 교육비 또한 급속하게 폭등했다. 공산 중국의 주택과 교육 시장은 자본주의 미국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돈이 지배하는 영역이 되어 버렸다. 젊은 부부가 생존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2세를 가질 여유는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따라서 중국 인구의 노화는 앞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인구의 18%를 차지하는 중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12년 뒤인 2033년 4억명을 넘어설 것이고, 21세기 중반에는 5억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중국의 경제활동인구는 2010년대부터 이미 줄어드는 추세다. 젊고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한 중국은 이미 지구촌 인구 노화의 중심으로 서서히 변해가고 있다.

 

최근 홍콩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의 젊고 유능하고 적극적인 인재들은 미국, 호주, 유럽 등 서방으로 이주해 갈 것이다. 이들은 점점 숨 막히는 독재와 노령 사회를 탈출하여 자유와 기회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개방사회를 찾아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조홍식 숭실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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