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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외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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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공지사항

제목 - 설명
  • [조홍식의 세계속으로] 홍콩은 중국 민주 희망의 불씨 (20.06.29.)

    • 등록일
      2020-09-17
    • 조회수
      276

中, 새 보안법 내세워 홍콩 민주주의 탄압 / 서방·대만, 홍콩과 연대하는데 韓 침묵만

 

코로나 위기로 정신이 팔린 세계의 혼란을 틈타 체계적으로 자유의 숨통을 막아버리려는 시도가 각지에서 진행 중이다. 1997년 중국 반환 이후 최소한의 기본권을 누렸던 홍콩이지만 최근 들어 이를 제거해 버리려는 공산당 중앙정부의 압박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특히 30일 결정될 중국의 홍콩에 대한 국가보안법은 기존의 표현과 언론, 시위의 자유 등을 심각하게 침해할 소지가 높다. 중국 정부 및 공산당에 대한 비판이나 외국 세력과 결탁 등을 국가를 위협하는 범죄로 규정하여 엄하게 다스리겠다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작년에만 다양한 시위 참여로 체포된 홍콩시민이 9000명에 달했다. 새 보안법은 홍콩시민들이 그동안 누렸던 가장 기초적인 시민의 권리마저 앗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서방 민주세력의 반응은 비교적 신속하고 강력했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중국이 국가보안법으로 홍콩의 자치권을 부정하는 정책을 편다면 홍콩이 기존에 독자적으로 누리던 다양한 특권을 취소하겠다고 경고했다. 뉴욕, 런던, 도쿄와 함께 세계 금융 중심으로 특수(特需)를 누리던 홍콩의 미래가 위험에 처한 셈이다.

 

영국도 홍콩 반환 당시 340만명의 홍콩인들에게 ‘해외 영국국적’이란 법적 지위를 부여한 바 있다. 최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들이 누리는 6개월 영국 체류의 권리를 1년 노동권으로 확대해 주었다. 1년을 노동하면서 영국에 살면 곧바로 국적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에 먼 유럽으로 이주를 생각하는 홍콩인들이 부쩍 늘어났다는 소식이다. 독일은 작년 9월 두 명의 홍콩시민에게 정치난민의 지위를 인정함으로써 홍콩에 대한 중국의 탄압을 법적으로 공식 확인한 셈이다.



누구보다 발 빠른 대응을 보인 것은 대만이다. 특별행정구로 자치권만 가진 홍콩에 비해 대만은 실질적 국가의 독립성을 누린다. 하지만 거대 중국의 강압적 흡수 야심의 대상이라는 점에서 홍콩과 대만은 동병상련(同病相憐)이다. 인구 740만명의 홍콩이나 2300만명의 대만은 모두 14억의 중국이라는 태풍 앞에 놓인 촛불에 불과하다.



홍콩에서 중국에 비판적인 책을 판매하는 서점을 운영하다 2015년 중국으로 납치되었던 람윙키(林榮基)는 대만으로 망명하여 지난 4월 타이베이에 상징적으로 다시 서점을 열었다. 올 들어서만 홍콩에서 대만으로 이주한 사람들이 200여명에 달한다고 현지 언론은 전한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총통은 오는 7월부터 홍콩 이주민을 전담하는 정부 부서를 열어 이들에게 생활비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힘으로 민족 통일을 완수하겠다는 베이징 정부에 대한 대만과 홍콩의 민주연대라고 할 수 있다.


중국과 대립각을 세워 온 서방은 서방대로 중국의 무리한 행보를 비판하면서 홍콩의 자율성을 지키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생존의 위협에 처한 당사자 홍콩과 대만은 힘을 합쳐 탄탄한 연대의 고리를 만드는 중이다. 평화적 시위로 대통령을 탄핵한 한국, 그래서 동아시아의 가장 역동적인 민주주의를 자부하는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침묵은 돋보인다. 잊지 말아야 하는 명백한 사실은 홍콩과 대만이야말로 앞으로 중국 대륙 민주주의를 밝힐 수 있는 미래 희망의 불씨라는 점이다. 불씨가 살아 있어야 언젠가 훈풍이 불어올 때 민주주의가 활활 타오를 수 있다.


조홍식 숭실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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