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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홍식의 세계속으로] 아프리카의 자전거 스포츠 붐(9/23)

    • 등록일
      2019-09-26
    • 조회수
      286

[조홍식의 세계속으로] 아프리카의 자전거 스포츠 붐

2025년 세계대회 르완다·모로코 경쟁 / 국가 이미지 제고 위해 정부도 적극 지원

2025년의 세계 자전거 대회 개최를 놓고 이번 달 아프리카의 르완다와 모로코가 입후보해 경쟁에 돌입했다. 유럽이 중심인 세계적 스포츠 축구가 지리나 역사적으로 가까운 아프리카에 자연스럽게 확산돼 붐을 일으켰듯이, 유럽에서 최대의 인기를 누리는 자전거 역시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아프리카로 전파되는 모습이다.

동아시아에서는 생소하지만 유럽의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자전거 도로 경주는 국민 스포츠라 할 정도로 대중적 인기를 누린다. 투르 드 프랑스(7월), 지로 디탈리아(5월), 부엘타 아에스파냐(8∼9월)는 각각의 나라 전국을 3주간 일주하는 거대한 행사로 유럽에서 매년 열리는 가장 큰 스포츠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그중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투르 드 프랑스에 아프리카 팀이 처음 출전한 것은 2015년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대회에 아프리카가 첫발을 내딛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2005년 아프리카에서 개최하는 국제 수준의 도로 경주 대회는 5개에 불과했고 자전거 협회가 형성된 곳도 15개국에 그쳤다. 그러나 이제는 50여 개의 대회가 아프리카 대륙에서 매년 개최되며 사이클 국가 협회는 40개가 넘는다. 아프리카에서 유명한 대회로는 가봉, 부르키나파소, 모로코, 르완다 등의 투르(일주)를 손꼽는다.

1993년 독립한 신생국 에리트레아는 아프리카의 사이클 강국으로 유명하다. 투르 드 프랑스에 최초로 참여한 아프리카 흑인을 비롯해 다수의 우수한 선수를 배출했다. 과거 이탈리아 식민지 시절에 만들어진 전통으로 에리트레아에서 자전거는 국민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주변 동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나 케냐, 르완다 등도 사이클에서 강세를 보이는 국가이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장기적인 노력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사이클은 육상, 특히 마라톤과 유사한 자질을 필요로 하는 듯하다.

물론 아프리카의 부상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공 하나만 가지면 수십 명이 즐길 수 있는 축구와는 달리 아프리카에서 자전거를 마련하는 일은 이미 커다란 투자에 해당한다. 또한 도로 경주 대회는 개인별 능력도 중요하지만 분업과 협력의 팀플레이와 작전이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오랜 기간 과학적이고 치밀한 준비 과정이 필요한 이유다. 국제사이클연맹은 남아공에 트레이닝 센터를 설립했고 향후 서아프리카, 이집트 등지에도 센터를 건립해 아프리카 사이클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2020년대에는 파리 샹젤리제에서 투르 드 프랑스를 완주하는 아프리카 선수들이 늘어나길 기대해 본다.

이에 덧붙여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자랑하는 한반도의 국제대회나 은근과 끈기의 한국인을 상징하는 세계적 선수의 탄생도 꿈꿔본다. 아프리카에 비교한다면 우리는 얼마나 풍요로운 경제 조건과 완벽한 도로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가.



조홍식 숭실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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