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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식의 세계속으로] 중국몽과 스타벅스

공산 정부, 심각한 불평등 사회 만들어 / 스타벅스, 2022년 매장 6000개로 확대

40년 전 시작된 개혁개방이란 경직된 공산주의 계획경제를 혁신하고 폐쇄적인 나라의 문호를 열어 경제발전의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1949년 출범한 중화인민공화국의 30년 공산주의 실험의 실패를 인정하고 새로운 길을 가려는 용감한 결단이었다. 덕분에 공산주의 교리에 쩌들고 문화혁명 열기에 몸살을 앓던 중국 사회는 건강과 활기를 되찾았다.

중국은 인류 역사상 전례가 없는 고속 경제 발전을 40년간 이뤄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했고 빈곤을 극복했다. 세계 빈곤 축소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이 바로 중국에서 빈곤층의 대폭 감축이다. 동시에 중국인의 기대 수명은 1982년 68세에서 최근 76세까지 10년 가까이 늘어났다.

그러나 이제는 국가를 주도하는 공산당의 꿈과 사회가 상상하는 미래가 점차 다른 방향으로 달리는 모양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칭 공산 정부가 심각한 불평등의 사회를 만들어 놓았다는 사실이다. 정부 스스로 제시하는 공식 지니 계수는 2017년 0.467로 불안한 수준이며, 자산 기준 지니 계수는 2012년 이미 극도로 불평등한 0.739 수준이다. 경제발전 과정에서 부동산의 거품이 자산의 빈부차를 증폭시킨 결과다.

중국 사회는 2015년 65세 이상의 인구가 10%를 넘어서는 고령사회에 돌입했다. 내전과 혁명 과정에서 공산 정신을 계승한 이 고령 세대는 여전히 평등한 사회를 꿈꾸지만 현실은 불평등한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혼란이다. 정부를 믿고 신뢰했지만 점점 배신당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운 세대다. 

미국 문화의 아이콘이 된 스타벅스는 1999년 중국에 진출해 초기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제는 중국 100여개 도시에 34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2022년까지 매장의 수를 600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미국과 중국이 초유의 무역 전쟁을 벌이건 말건, 개혁개방의 아이들은 미식커피라 불리는 ‘아메리카노’를 마셔대는 것이다. 국가의 민족주의에 사회는 소비주의로 답하는 셈이다.

시진핑 정부는 또 중국몽(中國夢)이라는 민족 부흥의 집단 계획에 사회를 동원하는 중이다. 하지만 정부가 주도하는 집단 계획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식당과 주점에는 개인의 행복이 최고인 ‘혼밥’, ‘혼술’의 세대가 가득하다. 이런 변화는 정부가 1978년부터 추진한 한 자녀 정책도 크게 기여했다. 두 부모와 네 조부모의 관심을 받으며 자라난 ‘소(小)황제’ 아이들이 어찌 개인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겠는가.

혁명의 기운이 왕성한 농촌 사회에서 도시 중심 산업사회가 됐는데도 공산당과 정부는 철 지난 전통으로 회귀하려 하니 무리다. 국가의 민족주의나 집단주의의 선창(先唱)에 사회가 무심하게 소비주의와 개인주의로 답하는 것은 개혁개방이 낳은 다양하고 자율적인 시민의 당연한 반응이다. 

조홍식 숭실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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