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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설명
  • [조홍식의세계속으로] 테일러 스위프트 쓰나미

    • 등록일
      2024-02-16
    • 조회수
      82

연예인 첫 타임지 ‘올해의 인물’ 선정
대선 앞둔 美, 스위프트 효과에 주목

 

 

 

정초부터 테일러 스위프트가 글로벌 뉴스를 도배하고 있다. 그는 미국의 30대 여가수이자 작곡가이며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스타다. 스위프트는 미국의 타임지가 선정하는 2023년의 인물로 꼽혔는데 연예계 스타로는 처음이다. 대개 올해의 인물은 대통령이나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이 단골이라는 점에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예를 들어 2021년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회장 그리고 2022년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선정되었다.

 

국가 대통령이나 세계적 재벌급 가수 스위프트는 뉴스도 쓰나미처럼 몰고 다니며 독점하는 모습이다. 틱톡과 음악 산업 사이의 협상이 결렬되어 이제 스위프트의 음악을 틱톡에서 들을 수 없다는 뉴스는 그나마 연예계 이야기다. 인공지능(AI)을 통해 스타의 얼굴을 도용하여 포르노 이미지나 영상을 만들어 유포한 딥페이크 스캔들의 주인공도 스위프트다. 이미 이런 기술로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보고 있었으나 ‘스위프티’라 불리는 그의 팬들이 집단으로 항의함으로써 사회적 쟁점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 사례다.

 

 

미국에서 대선의 해가 시작하면서 스위프트의 정치적 영향력도 공격이나 구애의 대상이 되었다. 도널드 트럼프 진영에서는 스위프트가 조 바이든의 재선을 위해 은밀하게 활동하는 ‘간첩’이라는 음모론이 최근 제기되었다. 미식축구 스타인 그녀의 남자친구 팀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슈퍼볼 결승에 오른 일도 음모의 결과라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컨트리음악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스위프트와 미식축구 선수인 남친 커플은 미국의 백인 청년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합으로 공화당을 긴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스위프트의 정치적 영향력은 이미 어느 정도 확인된 바 있다. 2018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스위프트는 젊은이들에게 선거인 등록을 장려했고 실제 평소보다 많은 등록이 이뤄졌다. 또 2020년 대선에서 스위프트는 바이든을 지지했다. 민주당 쪽에서 열렬하게 구애하며 그의 지지를 받으려는 한편, 공화당에서 미리 공격의 방아쇠를 당기는 이유다.

 

 

 

스위프트의 경제적 영향력은 한 개인의 수준에서는 압도적이다. 그녀가 콘서트를 여는 도시의 경제는 활황을 누린다는 등식은 ‘스위프트노믹스’라는 표현을 낳았다. 100만원을 오르내리는 가격의 티켓은 없어서 못 팔 정도이며, 스위프트의 팬들은 콘서트가 열리는 도시를 찾아다니며 아끼지 않고 소비하는 양상이다. 예를 들어 파리나 리옹에서 표를 구하지 못한 프랑스 팬이 스코틀랜드까지 달려간다는 소식이다. 심지어 20세기 초 올림픽이나 월드컵을 쫓아다니던 스포츠 관광에 이어 이제 21세기에는 스위프트 덕분에 음악 관광의 시대가 왔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연예 부문에서 시작해 스위프트가 몰고 오는 경제, 사회, 정치적 현상은 뉴스의 쓰나미를 만들어낼 뿐 아니라 대중 관심의 거대한 블랙홀과 같다. 열광하는 관중이 지진급의 진동을 일으킨다는 스위프트의 거대 콘서트는 스타와 관중이 하나 되는 공동체의 일체감을 선사한다. 동시에 인스타에서 친구처럼 친밀하게 만날 수 있는 스위프트는 밀레니얼들에게 인생의 동반자인지도 모른다. 10대부터 앨범을 낸 뒤 지난 20년 동안 컨트리에서 팝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인생을 함께 노래하며 살아온 절친 말이다.

 

조홍식 숭실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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