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 독재 확산… 대만에 무력 위협
자유·민주 수호 위한 韓·日 연대 시급
중국에서 시작한 코로나 위기가 벌써 세 번째 해에 돌입하면서 세계가 혼란에 빠진 사이 중국은 철저하게 공산당 독재체제 확산 전략을 펴고 있다. 지난 연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폭발적 확산세에 세계가 초긴장한 가운데 홍콩 정부는 대표적 인터넷 민주언론 ‘입장신문’을 폐간하고 편집국장을 체포하는 등 언론 재갈 물리기에 나섰다.
홍콩은 1997년 중국으로 넘어간 뒤에도 일국양제 아래 여전히 높은 수준의 언론자유를 유지하면서 어두운 대륙에 빛나는 별과 같았다. 미국이나 유럽의 주요 언론이 아시아 본부를 홍콩에 두었던 이유다. 실제 2002년 ‘국경없는 기자회’의 언론자유 순위에서 홍콩은 세계 18위였다. 하지만 이 순위는 작년 80위로 폭락했다. 이제 홍콩은 베이징이나 상하이보다는 낫지만, 온전한 자유언론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중국은 언론뿐 아니라 교육에서도 홍콩에 대한 탄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2019년 민주화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체포된 1만명 가운데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이 4000명에 달한다.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중국 청소년에게 ‘애국 교육’을 강조했듯 홍콩에서도 공산당 선전과 세뇌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자유롭고 비판적인 사고를 가르치는 과목들은 사라지고 맹목적인 애국과 충성만 강요한다는 소식이다.
홍콩 최대 교원노조 조사에 따르면 교사 가운데 40%가 직업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이들 중 70%는 주요 원인으로 ‘정치적 압력의 강화’를 꼽았다. 중국 공산당이 요구하는 ‘애국교육’을 거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교원 이직률이 평소의 2배로 늘어났으며 교원노조는 해체되었다.
게다가 중국에 대한 홍콩의 발언권도 크게 축소했다. 예를 들어 1997년 홍콩 경제 규모는 중국의 5분의 1에 해당했으나 이제는 2.5% 정도로 그야말로 ‘새 발의 피’가 되었다. 홍콩을 모방해 만든 도시 선전은 2018년 들어 그 경제 규모가 홍콩을 능가했다. 홍콩은 거대한 중국을 세계 자본주의로 인도했으나 이제 중국이 무시하며 탄압할 수 있는 대상이 되었다.
당연하게도 홍콩을 떠나는 시민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영국 이주를 위한 홍콩인의 비자 신청이 10만건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홍콩의 중국 반환 이전에 태어난 290만명의 홍콩인은 원하면 수월하게 영국으로 이주할 수 있다. 앞으로 얼마가 동아시아를 떠나 유럽을 선택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중국은 홍콩에 이어 대만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통일 담론을 앞세워 대만의 존재를 위협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군사적 행동을 암시하는 말과 움직임도 서슴지 않는다. 중국은 대만 문제를 내정(內政)으로 규정하고 외세의 개입을 배제한다는 논리다. 세계지배 전략을 펼치는 야심 찬 중국에 대만 다음으로 가까운 지역은 바로 한반도와 일본이다.
공교롭게 2022년은 일본이 대만을 버리고 중국을 선택한 50주년이고 한·중수교 30주년이다. 홍콩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대만에 생존의 위협이고 동아시아의 민주세력인 한국과 일본에 드리운 어두운 폭압의 그림자다. 바다 건너 불구경하듯 수수방관하거나 중국의 눈치나 볼 일이 아니라, 동아시아의 자유와 민주를 지키기 위한 새로운 전략과 지정학의 연대를 구상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