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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영국 보수당 승리의 모순

 

 

경향신문 | 2015-05-10

 

영국 총선에서 캐머런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단독으로 의석의 반수 이상을 차지하는 대승을 거뒀다. 선거 전 전문가들은 어느 당도 과반수를 차지할 수 없을 것이라며 불안정한 정국을 예상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영국 국민은 안정적 정국 운영이 가능한 의회를 캐머런의 보수당에 선사했다. 보수당은 지난 5년 동안 자유민주당과 연정을 꾸려야 했지만 이제 단독정부의 구성이 가능하다.

 

총선의 모순은 캐머런과 보수당의 순탄한 5년의 임기를 보장받았지만 영국과 유럽은 불안한 미래의 그림자를 안게 되었다는 점이다. 캐머런 총리가 보수당이 승리할 경우 2017년 유럽연합에 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이다. 영국은 1973년 유럽공동체에 가입한 후 줄곧 유럽연합의 4’라는 중요한 축을 형성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만든 유로권에 속하지는 않지만, 유럽 단일시장에서 자유무역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세력이었다. 캐머런이 약속한 영국의 국민투표는 유럽연합의 일원으로 남아있을지를 묻는 투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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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유럽 잔류 여론의 추세가 2017년까지 지속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게다가 이번 선거에서 보았듯이 실제 투표가 여론조사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혹시라도 국민투표가 유럽연합 탈퇴라는 결과를 낳는다면 영국과 유럽은 커다란 혼란의 도가니로 빠질 것이다. 유럽연합에 의존적인 영국은 탈퇴로 인해 커다란 경제적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이번 선거에서 캐머런의 승리는 이미 잠재적 유럽 탈퇴의 가능성을 열었고, 이는 세계 경제에서 영국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웠다.

  

유럽의 입장에서도 영국의 탈퇴는 큰 손실이다. 1950년대 유럽통합이 시작된 이래 유럽은 지속적으로 회원국의 범위를 확대해 왔다. 한 나라의 탈퇴는 유럽이라는 공동의 계획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는 신호가 된다. 그리스의 유로권 탈퇴를 막으려고 유럽이 안간힘을 쓰는 이유다. 하물며 사고가 아니라 국민투표를 통해 영국과 같은 대국이 민주적으로 탈퇴를 결정한다면 유럽의 꿈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 뻔하다. 영국 측에서 가장 심각한 결과는 유럽연합 탈퇴로 영국이 붕괴하는 시나리오다.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보다 훨씬 친유럽적인 정서와 성향을 유지해 왔다. 이번 총선 스코틀랜드 지역에서 압승을 거둔 스코틀랜드민족당(SNP)은 영국의 유럽탈퇴가 가시화되면 이를 스코틀랜드의 독립 기회로 삼을 태세다. 북아일랜드 또한 영국과 결별하고 유럽연합의 아일랜드와 결합하려는 성향이 강화될 수 있다. 그 결과 영국은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으로 쪼그라들어 버릴 위험이 있다.

  

캐머런은 2017년 국민투표라는 배수진을 치고 유럽연합과 영국의 지위에 대한 협상을 펼쳐 국익에 유리한 결과를 도출해 내겠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캐머런의 행적은 그가 국내 정치적으로 유능한 만큼 국제 정치적으로 무능함을 보여주었다. 작년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임명과정에서 융커를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캐머런의 전략은 독일과 프랑스의 비난을 샀고, 융커는 EU 28개국 가운데 영국과 헝가리를 제외한 26개국의 지원을 받고 당선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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