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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외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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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해시대: 해상 팽창과 근대 세계의 형성

 

 

이 책은 근대 세계사를 유럽이 ‘폭력’을 세계화하는 과정으로 서술하였다. 책의 목적은 근대를 ‘대륙 문명의 관점’이 아닌 ‘해양 세계의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것이다. 저자는 15세기 이후 “비교적 고립되어 발전해왔던 각 문명권들이 외부 세계를 향해 해상 팽창을 시도”했고, 바다를 통해 여러 지역들이 교류하면서 “전 지구적인 해상 네트워크”가 구축되었다고 이야기했다. 이 네트워크는 수평적인 교류를 확대하기보다, 갈등과 지배를 통해 “세계의 수직적인 구조”를 형성했다. 유럽은 해상 팽창을 통해 세계로 영향을 확대해나갔고, 근대 세계는 유럽을 중심으로 재편되었다. 저자는 유럽이 15-18세기 동안 “강력한 활동”을 펼쳤고 19-20세기에 “제국주의적인 지배자”가 된 것을 인정하면서도, 이런 것들을 유럽의 시각에서가 아니라 “균형 잡힌 시각에서” 정리하고자 했다. 이런 의미에서 저자가 근대 세계사를 서술하면서 취하는 전략은 ‘유럽중심주의’를 극복해 보겠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저자는 이 책의 1부에서 ‘유럽의 팽창’을 세계사의 흐름에서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지를 기술했고, 2부에서는 ‘폭력’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세계 문명권들의 만남을 설명했으며, 3부에서는 세계화와 지역화가 어떻게 동시에 일어났는지를 보여주었다.

 

근대 초까지는 세계의 중심에 아시아가 있었다. 명은 초기에 안으로는 황제를 중심으로 한 절대주의 체제를 강화하고 밖으로는 “명의 세력과 위엄을 확고히 세운다”는 정책을 펴고 있었는데, 중국의 위용을 과시할 목적이었던 정화의 원정(1405-1443)은 중국 해상 팽창의 정점이었다. 그러나 북방 내륙 지역 이민족들의 위협과 농민 봉기로 국가의 무게중심이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해상 팽창을 주도했던 환관 세력이 몰락했고 유교 이데올로기를 기반으로 한 관료들은 강력한 해금정책을 폈다.

 

이 시기, 유럽은 ‘프롤레타리아’ 대륙이었다. “세계는 유럽을 필요로 하지 않았지만 유럽은 세계를 필요로 했다.” 유럽은 자신들에게 부족했던 것을 찾아 해외로 나갔다. 저자는 중국의 “해상 후퇴”와 유럽의 “해상 팽창”이 근대사의 발전에서 “결정적인 구조적 전환의 계기”라고 평가했다. 유럽인들이 아프리카, 아시아, 아메리카 대륙으로 먼저 진출해 간 것이 세계사 불균형의 첫 출발점이며, 장기적으로 유럽의 힘이 전 세계에 미치게 된 과정의 시작이었다는 것이다.

 

유럽이 주도한 근대의 형성은 ‘폭력’이 전파되는 과정이었다. 근대의 해상 팽창은 “폭력의 팽창”이었으며, 세계화는 “폭력의 세계화”였다. 그렇다고 유럽이 다른 문명권보다 폭력적이었다는 것은 아니다. 어느 문명이나 폭력성을 띠지만 그 성격이 다른데, 유럽의 폭력은 ‘합리적 폭력’이었다.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해 유럽인은 “필요한 지점에 그들의 무력을 최대한 쏟아 붓는 방식”을 선택했고, 이는 실제로 가공할 결과를 가져왔다. 폭력의 성격이 달라진 것이다.

 

유럽의 폭력이 전파된 것은 전쟁을 통해서이다. 유럽의 폭력 전파는 근대 세계의 특징 중 하나이며, 폭력성과 잔인성에도 규칙이 있다. 다른 문명권에서 전쟁은 의식적인 행위였고, 전쟁의 목표는 포로를 많이 잡아 노예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유럽은 죽이기 위해 싸웠다. 유럽의 전쟁은 최대한의 군사력을 동원한 총체전이었으며, 당연히 피해도 극대화되었다. 이처럼 서로 전쟁에 대한 개념이 다른 두 문명이 싸웠을 때 유럽이 행사하는 폭력이 더 강력했었던 것은 당연하다. 근대의 폭력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는 아프리카 노예무역이며, 이는 근대 세계의 비극이었다. 백인들은 “완전한 의미의 이방인”을 만들어서 가혹하게 착취하기 위해 “흑인=노예”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냈고, 이렇게 만들어진 최악의 인종주의는 현재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본주의’를 외치던 계몽주의 시대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다는 것은 아이러니이다.

 

15세기 이후 세계의 모든 것이 다시 짜였고, 이 과정에서 세계는 ‘유럽의 규칙’과 ‘유럽의 생각’, ‘유럽의 가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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