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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국가, 전쟁」

 

전쟁. 누군가는 한국 전쟁의 아픔을 떠올리고, 다른 누군가는 세계대전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이렇듯 수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그로 인한 희생과 상처는 아물지 않는다. 평화를 외쳐도 여전히 전쟁은 진행 중이다.

‘전쟁은 왜 발생하는가?’ 신현실주의자인 케네스 월츠는 그의 저서 「인간, 국가, 전쟁」을 통해 전쟁의 원인을 세 가지 이미지로 나누어 살펴본다.

 

1st image : 국제분쟁과 인간 행태

첫 번째 이미지는 전쟁을 초래하는 주요 원인을 인간의 본성과 행태에서 찾는다. 전쟁은 이기심, 잘못 통제된 공격성, 어리석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즉, 인간의 사악함 또는 적절치 못한 행위로 전쟁이 일어난다고 보기 때문에 개개인들이 보편적으로 선해질 수 있다면 평화가 도래할 것이라 믿는다. 그렇기에, 첫 번째 이미지에서는 ‘인간의 선량함’에 대한 탐구가 이루어져 인간의 본성이 선한가 악한가의 문제가 전쟁을 인식하는 방법과 문제 해결의 방향을 결정짓는다. ‘인간은 본래 선하기 때문에 개선될 수 있으며, 그렇게 되면 전쟁은 사라질 것이다.’라는 입장과 ‘인간은 본래 악하기 때문에 그를 변화시킴으로써 전쟁을 막을 수 있다’라는 입장이 생긴다. 인간의 본성을 변화시킴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그러한 변화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를 모색해야 할 것이며, 인간의 사악함이 전쟁으로 이어진다면, 그것을 억제하거나 상쇄시킬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2nd image : 국제분쟁과 국가의 내부 구조

두 번째 이미지는 전쟁의 원인을 찾기 위해 국가 자체를 주목한다. ‘국가의 행위’라는 표현은 국가가 어떤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 내부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행위를 의미한다. 따라서 각 국가의 내부 구조는 전쟁과 평화의 문제를 이해하기 위한 핵심 열쇠이다.

자유주의자들의 ‘악한 국가가 전쟁을 일으킨다.’라는 주장에 대해 월츠는 두 가지 문제를 지적한다. 먼저 ‘어떻게 악한 국가를 선하게 만들 것인가’의 문제와, 악한 국가가 선하게 된다 한들 ‘선한 국가는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다.’의 명제를 증명하는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두 번째 이미지에서는 이익의 자연적 조화를 전제로 삼고 있는 자유주의 전쟁과 평화 이론, 자본주의 국가를 전쟁의 원인으로 간주하는 사회주의의 전쟁과 평화 이론을 다룬다.

 

3rd image : 국제분쟁과 국제적 무정부 상태

세 번째 이미지는 국제 관계를 무정부 상태로 본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 간의 자연적 화합은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국가의 불가피한 행동양식은 모든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처해 있는 환경(무정부 상태)에 의해 결정되고, 국제 관계의 서열 유지는 그 어떤 목표보다 우선적인 중요성을 갖는다.

이에 세 번째 이미지에서는 루소의 논리를 들어 분쟁의 원인을 찾고자 한다. 루소는 ‘서로 다른 특수성들 사이에서의 사고 발생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라고 한다. 즉, 국제 관계에서 상위 수준의 권위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전쟁의 필연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무정부 상태가 전쟁의 원인이라면 가능한 해결책은 두 가지가 있다. 1) 각기 독립적이며 완벽하지 못한 존재인 국가들을 통제하는 것이고, 2) 국가의 우발적 성격을 제거하는 것이다.

월츠는 세 가지 이미지 중 세 번째 이미지 (국제분쟁과 국제적 무정부 상태)가 분쟁의 원인으로 가장 적합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세계 정부 설립은 전쟁에 대한 해결책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이론적으로 완벽한 것일 뿐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그렇기에 국제관계에서 세력 균형이 이루어질 때 전쟁이 억제될 수 있다. 즉, 세력균형은 무정부 상태라는 국제 관계에서 필연적이며 자연스러운 현상이기에 세력균형이 이루어질 때 전쟁 없는 평화 즉, 소극적 평화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인간, 국가, 전쟁」은 현실주의적 관점에서 전쟁의 원인을 세 가지 이미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각각의 이미지는 개인, 국가 내부, 국제 관계로 서로 다른 수준에서 분쟁의 원인을 찾는다. 현실주의적 관점에서 볼 때, 전쟁의 원인을 국제 관계의 구조에서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세 번째 이미지를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세 번째 이미지만으로 분쟁의 원인을 설명할 수 없으며, 이는 첫 번째 이미지와 두 번째 이미지를 함께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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