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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논리학 서평


  우리가 매일 읽는 신문 사설 또는 기사들은 나름대로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신문 자체의 경향에 따라서 주장이 완전히 다르다. 하루에 두 종류의 신문을 전부 접하다보면 이 주장이 맞는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한 도무지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회의주의에 빠져든다. 만약 우리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게 해 주는 도구를 가지게 된다면 이런 기분 덜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상대 주장의 진정성을 따져볼 수 있는 고기능성의 눈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설득의 논리학은 수사학 또는 사람을 설득하는 데 있어서 매우 기본적인 책이다. 마치 수학의 정석처럼 기본적이지만 대학교 입시를 위한 수학보다 실제 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공식들을 소개해 준다.

  책의 첫 부분에서 수사학의 중요성을 말해주고 있다. 소크라테스나 아리스토텔레스가 살았던 시절은 시민들의 참여도가 높은 민주주의 체제이었기 때문에 수사학의 중요도가 높았다. 하지만 과거보다 현재에 수사학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오늘날의 상황은 과거보다 더 복잡하며 시민이라 부르는 사람들도 소크라테스 시대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즉 설득해야할 대상이 늘어났다는 이야기다.

  글쓴이의 말대로 현대에서는 TV를 통한 연설이 일반화되었다. 이러한 시대 속에 살고 있는 정치인은 사회적 증거의 법칙 중 군중심리에 매도되지 않은 시민들의 진정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 그들의 오류를 지적할 수 있는 거름망이 필요하다. 또 시민들의 입장에서 정치인의 술수에 놀아나지 않고 그들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지 알 수 있는 돋보기가 필요하다. 수사학의 중요성은 여기서 나타난다.

  수사학은 절차의 학문이다. 삼단논법에서 알 수 있듯이 치밀하고 논리적인 흐름에 따라서 진행되기 때문에 삼단논법의 논증에는 ‘타당성의 검증’이라는 임무도 가지고 있다. 실제, 최근의 국방부의 천안함 사건 발표는 절차의 미숙함과 번복으로 (심지어 발표한 내용이 진실이라 할지라도)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이 예에서 볼 수 있듯 수사학의 절차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 꼭 필요한 특성이다.

  그러나 실제로 사람들은 Pathos나 Ethos에 좌지우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논리적인 수사학만이 과연 현실에서 그 쓰임을 제대로 할 지 의문이다. 실제로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미모의 힘을 쉽게 느낄 수 있다. 면접이나 프로포즈에서 외모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소크라테스는 변명에서도 잘 알 수 있듯이 그는 절대로 동정에 호소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그의 신념인 논리를 계속해서 몰아붙였다. 그러나 결과는 죽음이었다. 논리에 호소하는 수사학은 이런 한계를 가지고 있다. 만약 소크라테스도 그의 신념에 집착하지 않았더라면 사형은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현실에서 수사학의 올곧은 성격이 지나치면 이러한 예시들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수사학은 너무나 논리적이기 때문에 문학적인 것을 부정한다.. 플라톤이 그러했듯이 감성과 부드러움을 주로 하는 시학이라는 체계를 차별하게 된다. 심리적인 체제를 중시하는 시인들의 입장에서는 분명한 차별이며 억압일 것이다.

  그는 세상의 모든 현상들을 형식언어를 사용해서 나타내기 위해 노력한다. 이는 우리의 삶에서 여러 가지로 사용될 수 있지만 주관, 사람들의 생각을 수치화했기 때문에 항상 결과가 합당하지 않다는 한계가 드러난다. 이는 심리학자 에드워드 손다이크Edward Thorndike가 다양한 고통을 겪는 대가로 얼마를 받으면 좋겠느냐고 물은 설문조사에서 잘 나타난다.


앞니 뽑기$4,500 발가락 절단$57,000 지렁이 먹기$100,000

고양이 질식시키기$10,000 캔자스 농장에서 여생 보내기$300,000


이 설문조사의 결과를 우리가 받아들이기 힘든 것은 그 나름대로의 주관이 있기 때문이다. 가격목록은 그저 조사의 응답자의 생각을 나타낸 것뿐이다. 이렇듯 자연을 거스른 이성이 너무 앞서간 경우에는 언제나 그 한계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수사학이 이러한 한계점을 가지고 있더라도 우리는 수사학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놓쳐서는 안 된다. 수사학은 시멘트처럼 딱딱하고 생명이 없는 삭막한 성격이 강하지만 이 자체가 구술의 한계성을 넘어서 새로운 지평을 연 것이라 할 수 있다. 수사학이라는 매개체는 지금까지의 일반적이고 생각들이 분리된 사고방식과는 다른 시각을 가지게 해 줌으로서 세상을 좀 더 열린 눈으로 바라보게 해 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수사학을 구사하는 능력과 다른 사람의 논리적 약점을 알기 위해서는 인공적 또는 논리적인 성격을 가진 그것을 특별히 배워야한다. 그러므로 배우지 못한 사람들은 지식인들의 사회에서 쉽게 소외당한다. 진실의 창을 볼 수 있는 돋보기가 없는 그들은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 수사학은 여러모로 좋은 기술이지만 기초적이고 필수적인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재, 엘리트적이라는 점에서 민주적이지는 못한 듯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설득의 방법들이 동전의 양면과 야누스처럼 두 가지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는 쓰는 사람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다. 수사학이 현실과 비교했을 때 부족한 점이 많이 보이고 심지어는 사용하는 사람이 고립의 위험에 있더라도 그 자체로서 의의를 가지고 있고 잘만 쓴다면 과거보다 오늘날에 유용성이 굉장히 많은 학문이다. 양면성을 정면으로 인식하고 좋은 방향으로 쓴다면 그것이 수사학의 목적이자 종착점일 것이다.

                                                                                                THE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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