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이후의 사회 – 피터 드러커
오늘에 속한 사람이 오늘을 뛰어 넘어 과거를 살피고 미래를 내다본다는 것은 근시안적 시각을 갖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막연하게 이렇게 될 것이라 상상하는 것이 아닌, 구체적으로 정치, 경제 사회를 그려내는 선구안을 가지지 않고는 해낼 수 없다.
저자 피터 드러거가 1993년 내놓은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는 앞으로 우리가 맞이할 세상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꽤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는 1990년대의 사회는 전환기의 한 가운데에 있으며 지금의 전환은 2010년대 또는 2020년까지도 완료되지 못할 것이라고 서술했다. 지금 우리의 오늘이 바로 그가 예견한 미래라는 점이 현재 책을 읽는 독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지점이라 할 수 있다. 저자에 따르면 책이 출간 된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전환기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가 제시한 미래를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바로 지식이다.
서양사에서는 수백 년마다 한번씩 급격한 전환이 일어났다. 그러한 전환기에는 세계를 보는 관점, 기본적 가치관, 사회적 정치적 구조들이 재조직된다. 그리하여 50여년이 지난 뒤에는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되어버린다. .
그리고 다시 200년이 지난 1990년대는 또한 하나의 전환의 시대라고 말한다. 우리가 맞이할 새로운 사회는 비사회주의적이고 탈 자본주의적이며, 이러한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은 지식이다. 또한 사회는 틀림없이 조직의 사회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글을 쓰는 본인을 비롯해 199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조부모들(저자의 세대)이 자랐고 부모들이 태어난 세상을 상상하지 못 할 만큼 세상은 빠르게 변했다.
저자는 정보와 지식에 기반한 탈 자본주의 사회를 지식 사회라 부른다. ‘지식 사회론‘은 경영혁명, 생산성 혁명의 연장선에서 이루어졌다. 산업혁명 초기 지식이 작업도구와 제조공정, 제품에 적용되었다면 2차 대전 무렵 절정기에 새로운 의미의 지식이 작업 그 자체에 적용되었다. 이것은 ‘생산성 혁명’으로 연결되어 프롤레타리아들을 중산층 부르주아로 바꿔놓았다. 그리고 이후 지식은 지식 그 자체에 적용된다.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경영혁명’이다. 경영혁명의 진행으로 제조업체의 블루칼라들은 수적으로 감소하며 권력과 사회적 지위를 빠른 속도로 상실했다. 또한 자본가 역시 전문경영인에 의해 대체되었고 생산요소는 더 이상 자본도, 토지도, 노동도 아니라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지식이며 자본가들과 프롤레타리아들 대신 탈 자본주의사회의 계급들은 지식근로자와 서비스근로자라고 제시pan lang=”EN-US” style=”font-family: 맑은 고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ascii-font-family: 맑은 고딕;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2010년대를 지나고 있는 지금도 전환기가 완료가 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저자의 주장대로 지식근로자로 대변되는 새로운 계급이 사회를 주도하는 시기가 도래하는지는 조금 더 지켜보아야 할 듯 하다. 지식근로자의 대두는 저자가 제시하는 미래의 일부분일 뿐이다. 주권국민국가의 와해, 새로운 현실인 지역주의 등 국제정치의 변화를 비롯해 사회, 정치체제 등을 폭넓게 예견하고 제시한다.
저자는 진정으로 지식사회가 될지는 제쳐두고 전환기의 도전들, 시대의 도전에 어떻게 대응하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것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중요한 과제이다. 저자는 지금 소용돌이가 일고 있고 행동할 때라고 역설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 소용돌이는 잠잠해지지 않은 듯 하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도 여전히 우리가 직면한 도전에 맞서야 할 때이다. 한 발 앞서 미래를 내다보려 했던 지식인의 노력이 우리의 지금과 얼마나 닮아있나 평가해보는 것이, 우리가 어디로 도약할지 내다볼 시각을 갖추는 하나의 발걸음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로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는 한발 앞서 나가고 싶은 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책이라 하겠다.
THE리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