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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외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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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평전

조영래 지음



    전태일. 교과서 등에 자주 등장하지만 흔히 ‘분신자살한 노동운동가’라는 사실 외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염두에 두어야 할 사실은 전태일이 ‘분신자살’한 노동자라는 그 사실 보다 그러한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기까지의 과정이다. 이 책의 저자가 그 당시 노동운동에 대해 억압적인 정치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전태일의 일생을 집필하여 ‘전태일 평전’으로 펴낸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전태일 열사가 쓴 일기장과 편지 등의 기록을 바탕으로 전태일의 전 생애와 당시의 고뇌를 현실감 있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원섭에게 보내는 편지’는 그 당시에 전태일이 본 노동현실의 부조리함과 전태일의 고뇌가 잘 나타나있다.


그 많은 먼지 속에서 하루 14시간의 작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노동자들의 모습은 너무나 애처롭네. 아무리 부(富)한 환경에서 거부당한 사라들이지만 이 사람들도 체력의 한계가 있는 인간이 아닌가?


    이러한 전태일의 고뇌를 저자는 ‘전태일 사상’이라 명명하며 몇 가지의 특징을 언급하는 데 그 중 가장 주목해야 하는 사상은 ‘행동의 사상’이다. 그가 행동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가 여기에 나타나 있기 때문인데 그것은 바로 모든 인간이 서로가 서로의 “전체의 일부(이웃의 아픔은 곧 나의 아픔)”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전태일은 한 인간도 남김없이 인간적인 관심을 존중받는 질서가 이룩되기 전까지는 그의 행동을 그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 전태일은 부조리한 노동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수도 없이 많은 노력을 하였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사회의 외면뿐이었다. 사회가 외면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하나는 정치 이념적으로 반한다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누구도 그 이념에 반해서 사회의 약자인 노동자의 편에 서서 행동할 이유와 용기가 없었다는 것이다.


    현재, 그 당시보다 이념적으로 비교적 자유로워진 이 시점에도 여전히 노동운동을 좌익운동으로 보는 시각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 그 당시 전태일이 추구했던 것은 단지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보장받으면서 일할 수 있는 것이었다. 현재 대부분의 노동운동도 이와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추구하는 데에 있어 좌우가 무슨 필요가 있을까.


    전태일 평전을 통해 저자가 전하고 싶었던 사실은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하나는, 어떠한 사실을 바라볼 때 이념의 색안경을 벗고 현실을 사실 그대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전태일이 고뇌를 행동으로 옮기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현실에서 부조리한 것을 인식했을 시에 단지 인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용기를 가지라는 메시지일 것이다. 실제, 우리가 현대사회에 살아가면서 사회 속에서 부조리하다고 인식하는 순간에 꽤 많이 부딪친다. 하지만 그러한 순간에 전태일과 같이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용기를 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러한 점에서 전태일 평전은 현대인들이 살아가면서 어떠한 사실과 마주할 때 어떻게 인식하고 바라보아야 하는지, 또한 사실을 인식한 후에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할 기회와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준다.


    인간이고 싶었던 전태일,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알았던 전태일, 그리고 그것을 직접 실천에 옮겼던 전태일… 전태일 열사의 모습은 스펙에 급급한 오늘날의 우리들을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부조리한 현실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은채, 그 현실을 그대로 인정하고 그것에 맞춰가려고만 하고 있지는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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