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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홍식의세계속으로] ‘유로·솅겐’ 두토끼 잡은 크로아티아

    • 등록일
      2023-01-10
    • 조회수
      93

EU 가입 10년 만에 ‘20번째 유로존 국가’
온나라 허리띠 죄고 질주… 노력의 성과

 

 

중부 유럽의 작은 나라 크로아티아의 국운이 활짝 핀 모습이다. 2023년을 시작하면서 크로아티아는 세계적 기축통화인 유로권에 진입했다. 27개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크로아티아는 20번째로 유로를 채택함으로써 유럽의 핵심으로 돌입한 셈이다. 그뿐 아니라 국경 검색을 생략하고 사람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 지역에도 새해부터 포함되었다.

최근 축구 월드컵에서 2018년 준우승에 이어 2022년 3위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세계적 명성을 날린 데 이어 정치와 경제에서도 운명의 여신이 미소를 짓는 형국이다. 크로아티아 국민은 이제 프랑스나 독일인과 똑같은 화폐를 사용하면서 유럽을 편안하게 들락거릴 수 있게 되었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크로아티아가 이룩한 성과는 더욱 놀랍다. 유고슬라비아의 붕괴로 독립한 크로아티아는 실제 1990년부터 1995년까지 2만명 이상이 사망한 치열한 내전을 치른 나라다. 전쟁의 피해와 참상을 딛고 일어나 2013년 EU에 가입했고 그로부터 불과 10년 만에 유로와 솅겐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 30년 만에 유럽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도약한 것이다.

불가리아나 루마니아는 크로아티아보다 먼저 2007년 EU에 가입했으나 여전히 유로나 솅겐에는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에서 유로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사법이나 치안 부문에서도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예전에 유고슬라비아에 속했던 나라 가운데 세르비아나 북마케도니아 등은 여전히 EU 가입의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크로아티아는 유로를 채택하기 위해 처참할 정도로 허리띠를 졸라맸다. 2008년 세계 경제 위기 이후 화폐의 평가절하라는 손쉬운 방법을 피하고 유로라는 어려운 목표를 향해 질주했다. 그 결과 2009년부터 2015년까지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의 지속적인 침체기에 빠졌다. 그러나 덕분에 2016년부터 크로아티아 경제는 활기차게 솟아오르는 중이다. 크로아티아는 이제 그리스나 포르투갈 수준의 국민소득을 자랑한다. 노력한 자에게 보답이 주어진 모양새다.

크로아티아는 관광이 국민경제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기간 산업이다. 유로권과 솅겐 지역 가입으로 앞으로 관광 수입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환전과 국경 검색의 장벽이 사라진 만큼 관광객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매년 여름 휴가철이 되면 크로아티아 국경에 형성되었던 거대한 자동차 병목 현상도 이제 사라질 예정이다.

크로아티아의 마지막 고민은 이런 정책적 성공이 인구 감소라는 심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다. 1991년 독립 당시 450만명이던 인구는 2011년 430만까지 줄었고, 특히 지난 10년간 10% 추가로 감소하여 이제 390만에 불과하다. 젊은이들이 경기 불황으로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등으로 대거 이동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유로와 솅겐이 크로아티아의 인구를 정상 궤도로 올려놓을지 의문이다. 또 인구가 늘어나더라도 그것이 이민 간 젊은이들의 복귀인지, 유럽 부자 나라의 은퇴 노인들이 몰려온 결과인지, 아니면 유럽 밖에서 진입하는 새로운 이민 집단인지 살펴볼 일이다. 뼈를 깎는 희생을 감수하면서 장기적 목표를 결국 달성한 크로아티아의 미래에 행운을 빈다.

출처 : [조홍식의세계속으로] ‘유로·솅겐’ 두토끼 잡은 크로아티아 (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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