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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홍식의 세계속으로] 亞 대륙에 부는 탄압과 배제의 폭풍(12/23)

    • 등록일
      2020-01-20
    • 조회수
      315

[조홍식의 세계속으로] 亞 대륙에 부는 탄압과 배제의 폭풍

시진핑·모디, 배타적 민족주의 강화 / 소수민족·이슬람 차별에 세계 혼란 우려

40년 전 시작한 중국의 개혁개방은 인구의 규모로 인해 중국을 넘어 지구촌에서 빈곤의 심각성을 크게 완화할 정도로 획기적인 성공이었다. 인도 역시 중국보다 10여년 늦게 경제발전의 궤도에 올라섰지만 절대 빈곤의 범위와 심각성을 대폭 축소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두 나라가 기본적인 식량의 문제를 해결하고 발전의 기관차를 출발시킨 쾌거는 분명 인류 사회가 함께 자축할 만한 일이다.

다만 최근 중국과 인도가 보여주는 배타적 민족성의 강화는 해당 국가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우려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중화인민공화국은 다양한 민족을 포괄하는 다민족 국가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 한족(漢族) 정체성만을 앞세우며 소수 민족 탄압에 국가권력을 무자비하게 동원하고 있다. 인도 또한 종교 중립적 국가의 전통을 무시하며 힌두 정체성을 내세워 이슬람 국민의 존재와 권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배타적 민족주의 성향은 과거에도 존재했지만 시진핑과 나렌드라 모디라는 지도자의 등장이 결정적인 촉매제의 역할을 했다. 중국은 티베트에 이어 신장 지역에서도 위구르 민족을 철저하게 짓밟는 중이다. 2019년 현재 수십만 명에 달하는 위구르족 및 이슬람교도들을 수용소에 감금해 ‘교육’을 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인권 침해의 정도가 심각하다. 중국은 또 신장을 최첨단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상시 감시하는 지역으로 만들었으며 외국인의 왕래를 금했고, 티베트나 신장 위구르 정책에 문제를 제기하는 국가에 확실하게 보복하는 외교를 편다. 올해 국제뉴스에서 주로 다룬 것은 홍콩이었지만 그보다 훨씬 대규모의 심각한 인권 말살 행위가 신장 지역에서 자행됐다.

21세기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두 공룡의 이런 배타적 움직임은 사실 중국과 인도의 긴 역사를 부정하는 행태다. 중국이 큰 나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진시황이 거대한 영토를 통일한 뒤 2000년 넘게 끊임없이 내부의 종족적 차이를 극복하고 외부의 새로운 피를 수혈해 융합한 결과다. 인도 역시 힌두와 이슬람의 공존은 10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으며 현재도 이슬람 인구가 무려 2억명에 달한다.

두 거인 중국과 인도의 동향은 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들이 한족과 힌두 정체성만을 중심으로 거대한 나라를 획일적으로 재단한다면 앞으로 중국과 인도를 넘어 세계에 혼란과 불안을 가중하는 비극이 빚어질 것이다. 2010년대 2000만명 규모의 시리아 사태가 가져온 세계적 혼돈을 상기하더라도, 중국이나 인도가 잉태하고 있는 미래 문제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조홍식 숭실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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