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저는 숭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08학번 졸업생 함승용입니다. 현재 법무법인 율립 소속 변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된 형사법 전문변호사입니다. 민사, 가사 사건 등도 포함하여 다양한 분야의 사건을 맡아 처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위촉한 인권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원으로서 인권 침해 사안, 사회 구조, 제도 개선 등에 관한 공공적 논의와 실천에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소송 실무에 머무르지 않고, 법률과 제도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입법·정책 대안 등을 고민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처음부터 법조인을 꿈꾸었던 것은 아닙니다.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한 이후에야 비로소 정치와 제도, 권력이 개인의 삶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를 구조적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법’이라는 것이 단순한 규칙이 아니라 사회 문제를 조정하는 제도적 장치라는 점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정치학 수업을 들으며 “제도가 사람을 어떻게 움직이게 하는가”, “법은 언제 정치가 되고, 정치는 언제 법이 되는가”와 같은 질문을 처음으로 고민하게 되었고, 이런 흐름이 자연스럽게 법학에 대한 탐색으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그 문제의식이 지금의 진로 선택에까지 연결되었습니다.
정치외교학과에서의 배움은 단지 ‘지식’을 쌓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잘 느끼지 못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학부 시절 익힌 문제 인식 능력, 구조적 사고력, 제도 분석의 틀은 지금 제가 맡고 있는 법률 사건을 다루는 데 실질적인 토대가 되고 있습니다.
정외과 수업은 대부분 발표와 토론 중심이었기 때문에, 어떤 쟁점을 중심으로 말할 것인지, 근거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자연스럽게 훈련할 수 있었고, 그 경험은 지금 업무에 임할 때 매우 유용한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법조계는 이제 더 이상 ‘조문 해석만 잘하는 사람’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세상을 읽을 수 있는 시야’를 가진 사람이 점점 더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법조인으로서 현실과 제도, 구조에 대해 계속 질문하고, 때로는 정책적 대안이나 입법적 보완을 고민해야 하는 순간이 많습니다. 이런 영역에서는 다른 전공보다 오히려 정치외교학이라는 배경이 더 유리하게 작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로스쿨 진학을 고민하고 있는 후배가 있다면, 실질적인 준비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드리고 싶습니다. 로스쿨 입시는 단순히 전공이나 자기소개서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LEET(법학적성시험) 점수, 학부 성적, 어학 성적 같은 정량 요소가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여기에 더해 자기소개서, 면접, 사회적 경험 등 정성 평가도 포함되기 때문에 입시 준비 기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계획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LEET는 언어이해와 추리논증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평소에 논리적 사고를 하는 훈련이 되어 있으면 유리합니다. 정외과 수업 자체가 이런 사고력을 기르는 데 적합하기 때문에, 평소 수업이나 과제, 토론 참여도 LEET 대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학부 성적은 전공과 무관하게 성실성과 학업 역량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로스쿨을 생각하고 있다면 초반부터 성적 관리를 꾸준히 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많은 후배들이 로스쿨이나 법조인의 길을 이야기할 때, “나는 법학을 전공하지 않았는데 괜찮을까?”, “주변에 법조인이 한 명도 없다” 등의 이유로 시작조차 망설이곤 합니다. 그런데 정외과가 로스쿨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정치와 제도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시야, 사회 구조를 해석하는 능력, 현실에 질문을 던지는 감각이 이미 학과 과정을 통해서 훈련되었기 때문입니다.
로스쿨이라는 제도 자체가 다양한 전공자에게 열려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습니다. 중요한 건 ‘대단한 스펙’이 아니라, ‘배울 준비가 되어 있느냐’입니다. 열심히 공부한 후배라면 로스쿨 입시와 그 이후의 과정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건 완벽한 배경이 아니라, 스스로를 믿고 목표를 향해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는 끈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현재 숭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출신 법조인 선배들이 로스쿨 진로 관련 멘토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과나 학생회를 통해 연락 주시면 언제든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저를 포함한 여러 선배들이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의 진로 고민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진로에 관심이 있는 후배들이 있다면, 언제든 편하게 연락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